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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양계를 꿈꾸며

인공부화성공기!! -2014.06.21

언제쯤 암탉들이 알을 품을까 하루이틀 기다리다 어느덧 5월이 다 지나고 있다.

용미리의 겨울은  일찍 찾아오는 탓에 추위가 시작되기 전에 병아리들이 추위를 견딜만큰 자라야만 한다.

지금부터 부화를 시작해 성공한다고 해도 어린 닭들은 5개월안에 혹독한 추위를 만나게 될것이다.

더이상 기다려줄 시간이 없다.

 

지난번 삼닭이가 죽어서 암탉의 비율이 너무 낮은 탓에 암탉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새로 암탉들을 더 입양할까 생각도 해봤었지만,

올해 병아리들이 태어나면 개체수가 너무 많아질것 같아서 망설였다.

 

그런데 이건뭐 김치국을 마셔도 너무 마신건가?!

개체수 증가는 무슨!?

 

암튼 이대로는 안되는 일이고 인공부화를 시도해 보자.

정말 이런 방법으로 부화를 시킬수 있을까 걱정반 기대반으로 시작해본다. 

 

집에 돌아다니는 물건들을 이용해 최대한 만들어 보기로 했다. 

 

집에 있는 전구가 25W면 온도가 너무 높을 수도 있을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온도가 너무 높으면 환기구를 더 열어주어 적정온도를 맞추라고 가이드 하고있다.

그러나 20-25일정도를 밤낮으로 계속 전구를 켜두는 일은 에너지적 관점에서나 화재위험에 따른 안전사고의 관점에서 볼때 올바를 방법으로 여겨지질 않는다.

그래서 겨울에 온수매트가동에 사용하던 절전타이머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 

 

 

코카콜라 유리컵을 호일로 싸고 그안에 전구를 켰다.

스치로폼박스 내부를 호일로 감싼것은 화재위험을 조금이나마 줄이고, 방열판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소주컵 두개에 물을 담고 그안에 키친타월한장을 넣어뒀다. 혹시 넘어졌을때 위험부담이 적을것 같아서...

바닥에 알이 굴러다니지 않도록 엠보싱키친타월을 깔았다.

 

9개의 알이 부화기에 들어있다.

5월29일부터 6월 16일까지 18일동안 하루 두번 아침 저녁으로 알을 굴려주고,

그다음 3-4일간은 부화를 기다리는 시간이 될것이다.

 

처음에 장착했던 타이머는 온도를 맞추기가 너무 어려워서 포기했다.

계속 전구를 켜놓은 상태에서 환기구를 적절히 개폐하여 온도를 맞췄다.

여기서 한가지 어려운 점이 외부환경에 너무 많은 영향을 받는 것이다.

따라서 집안에서 가장 온도변화가 없는 곳에 부화기를 설치해야 했다.

또, 전구의 온도가 너무 뜨거운 백열등이라면 알을 더 자주 굴려주어야 하는데 반해 삼파장전구를 사용하면 알을 굴려주는 횟수를 줄여도 된다는 것이 좋은 점이다. 

 

하루 두번 아침 저녁으로 알을 뒤집에 줬다.

습도를 맞춰야 한다고 했으나 부화기 안은 전등으로 인해 매우 건조한 상태가 지속되었다.

21일째 저녁.

아직 깨지지 않았지만 알속에서 병아리 우는 소리가 났다.

밤새 그렇게 우는 소리만 나다가 다음날 아침 8시경에 첫째 병아리가 알을 깨기시작했다.

 깨진 껍질안에서 병아리가 팔딱거린다.

한시간여 만에 병아리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총 5마리가 부화에 성공했고, 두개의 알은 파각과정에서 죽었고, 두개의 알은 아마도 수정이 안되었던것 같다.

21일동안 온도를 35도에서 42도사이를 왔다갔다 했다.

온도변화때문에 혹시 알들이 죽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렇지 않았던것 같다.

총4개의 온도계로 온도를 측정했는데, 가지고 있는 온도계들이 많게는 4도까지 차이가 났다.

도대체 어떤 온도계가 맞는 건지 알수가 없다. 그래도 디지털 온도계보다는 수은온도계가 그나마 정확한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알굴리기도 얼마나 자주 해줘야 하는지 알수가 없었는데 대충 아침에 일어나서 한번 자기전에 한번 뒤집어 줬다.

이제 자신감이 생겨서 내년에는 더 잘 할 수 있을것 같다.

21일째 저녁까지 잠잠해서 실패한줄 알았는데 22일만에 알들이 깨어났다.

두개는 내가 너무 성급하게 깨고 나오는 것을 도와줘서 죽은게 아닌가 싶다.

그냥 몇일 더 두고봤어야 하는데 미숙한 아이를 깨준게 화근이었던것 같다.

다음엔 좀더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줘야 겠다.

입양한 닭들은 일닭이, 이닭이, 삼닭이...로 이름을 불렀었는데

병아리들은 하사, 병장, 상병, 일병, 이병으로 이름을 붙이기로 했다.

5마리 모두 끝까지 건강했으면 좋겠다.

 

2일동안은 특별히 먹이를 주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3일째 삶은 계란 노른자를 으깨서 먹이고 병아리 사료를 불려서 주면 된다.

일주일에 3도씩 사육장 온도를 내리다가 5주째부터는 자연적인 상태에서 사육한다.

생휴 10일까지는 건조해 지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10일 이후부터는 습하지 않도록하면서 일광욕을 시켜줘야 한다.

 

4주동안 실내에서 바닥에 전기장판을 깔아주고 키웠다.

녀석들 그와중에도 중간중간 추우면 "삐약 삐약" 아주 큰소리로 울어댄다.

4주만에 닭장에 같이 키우는데 큰닭들이 쪼아대서 파티션을 만들어 주어야 했다.

품어난 자기 자기자식이 아니면 공격한단다.

빨리 자라서 큰닭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날이 오길 바란다.

 

이병이는 우리집 닭들과는 사뭇 다르다.

혹시 산비둘기 새끼가 아닐까 의심하는 중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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