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 효주, 짱가, 두일
슬기, 효주, 가영, 은선... 하나같이 이쁜 이름을 가진 왈가닥 꼬맹이들 넷이 모였다.
2박3일동안 집안을 들었다 놨다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그런 상황이 낯설기고 하고 재밌기도 한 두 남자는 자리를 피하기도 했다.
이제는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 있는 네 여자는 고교동창이라는 인연으로 십년여를 끊질기게 붙어 다닌다.
어떤 친구는 중학교때부터 또 어떤 친구는 여고시절부터 친구가 되었다.
힘들고 슬펐던 시절이면서 한편으론 행복하고 즐거웠던 사춘기를 같이 보낸 소녀들은 서로의 많은 것들을 공유한 까닭에 같이 있는 시간이 너무 즐겁고 행복한 모양이다.
집밖에서는 자기의 일에 열정적인 커리어우먼들이지만 이렇게 모여놓으니 영낙없는 여고생들이다.
한없이 조용하고 평화로운 용미리가 2박3일동안 여고 교실의 쉬는 시간처럼 왁자하니 생기가 넘쳤다.
이번 모임은 우리집 슬기꼬맹이 생일이 중간에 끼어있는 핑계와 함께 먹방특집이란다.
실제로 정말 놀라운 흡입력을 보여줬다.
첫날 저녁은 대전이 직장인 두친구가 퇴근 후 늦게 결합하는 바람에 저녁시간이 매우 늦여졌다.
도시와 달리 용미리는 24시간 중국집이 없다.
도시에서는 밤에도 탕수육을 먹을 수 있었겠지만 용미리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그래서 아쉽지만 메뉴를 탕수육에서 족발로 변경했다.
고모부의 특별 도움을 받아 저녁에 바베큐파티를 즐겼다.
삼겹살이 지겨울 쯤에 대하를 굽고 김밥을 곁들인 배터지는 만찬이었다.
김밥재료 준비하는 중에 허기를 달래기 위해 떡볶이를 먹어주는 센스!
가영이가 김밥재료를 준비하는 동안 효주가 만들어준 어묵 만땅 들어간 떡볶이.
꽤 많은 양에 삶은계란까지 세개나 들어갔는데 싹싹 다 먹어치웠다는.
다같이 각자 한 가지씩 분담해서 요리를 준비하는 중이다.
참 민주적이고 주체적인 장면이 아름답다.
슬기표 닭볶음탕.
다들 맛있다며 감자 몇 개 남기고 다 먹어치웠다.
가영이표 김밥. 김밥전문점 못지않은 훌륭한 김밥이 탄생했다.
닭장에서 방금꺼낸 싱싱한 계란도 넣고...
입맛없는 아침에 은선이가 끓여준 떡만두국.
"왕 크니까 왕 맛있다"는 그 왕만두가 들어간 떡만두국은 1인분이 만두 3개씩.
태어나 처음 끓여봤다는 떡만두국이 너무 맛있어서 비법에 관심이 쏠리면서 때아닌 MSG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비법은 그냥 "손맛"인걸로 일단락됐다.
야밤에 이 언니들 몰래 도박판을 벌렸다가 딱걸렸네!
부인해봐도 소용없다. 이렇게 명확한 증거물까지 나왔다.
뭐 이거 억대 도박판인줄 알았는데 닭볶음탕 쉐프선정 친성경기로 밝혀져서 한번은 눈감아주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결말은 비운의 슬기가 닭볶음탕 쉐프로 당첨!
나는 모두가 닭볶음탕을 포기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맛있었다.
웃고, 떠들고, 먹고, 자고... 그런 단순한 모임은 아니었다.
모두 같이 합심해서 집안 곳곳의 유리창청소를 말끔히 해주었다.
내가 벼르고 별러 해보려해도 너무 벅차기만 했던 유리창청소를 해주니 집안이 반짝반짝해졌다.
"친구들~ 다음에도 또 해줄꺼지?~"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너무 눈부셔서 집안에서 선글라스를 필히 착용해야한다.
모두들 너무 반가웠어요!
모두 빠져나가고 나니 집안이 참 휑하네.
모두 보고싶을거야.
따스한 봄에도, 싱그러운 여름에도, 풍요로운 가을에도 또 기다릴께!
'행사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4.05.06 둘째오빠가 일년만에 방문 (0) | 2014.05.12 |
---|---|
"경축" 허슬기님 국시합격! (0) | 2014.02.18 |
2013.12.28-29 엄마가 아들보러 오셨어요. (0) | 2013.12.30 |
2013.10.04~05 성영이와 정환이가 왔습니다. (2) | 2013.10.08 |
2013.09.28 어릴적 고향 오빠들이 방문하셨습니다. (0) | 2013.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