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서열싸움은 태풍이가 6개월 정도 되면서 부터 시작됐다.
지금도 둘이 짓고 까불고(사전을 찾아보니 '짓까불다'라고 써야 옳은 표현이다. 그런데 나는 어려서부터 어른들이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걸 듣고 자라서, 이렇게 쓰는게 느낌이 확~와서 좋다)하루종일 잘논다.
그러다 어느순가 태풍이가 묘한 눈빛을 보내면서 싸움을 걸어온다.
아니 어쩌면 진군이의 특별한 어떤 뭔가가 맘에 안드는 것일까?
우리가 볼때는 그냥 태풍이가 갑자기 으르렁대면서 덤빈다.
여러번 싸움이 있었지만 이번이 가장 심했던 것같다.
그전까지는 목줄을 하고 산책을 나가면 싸웠는데 이번에는 그냥 간식먹다가 싸웠다.
이런적은 처음이었고 진군이가 매우 심하게 응징을 해왔다.
싸움을 말린 후에도 진군이는 물고있던 태풍이의 볼때기를 놓지 않아서 억지로 입을 벌려 태풍이를 구했다.
두어시간 목줄을 매어 따로 묶었다가 풀었더니 언제 싸웠냐는 듯이 또 짓고 까불고 논다.
진군이는 여전히 평화주의자다.
싸우고 싶지 않은 표정이 영력하다. 태풍이가 으르렁 거리기 시작하면 시선을 돌려버린다.
보통은 태풍이 혼자 진군이를 향해 좀 으르렁대다가 끝난다.
혹시 태풍이한테 기가 눌려서 그런게 아니냐고? 아니다. 진군이는 평화주의자다.
이녀석들 산책만 가면 하도 싸워대서 한달여 전인가 그냥 안말리고 뒀었다.
진군이가 순하긴 해도 그래도 키도크고 아직은 태풍이보다 힘이 센가보다.
싸움은 진군이의 승리로 끝났지만 싸움도중 태풍이의 날카로운 이빨에 진군이가 뒷다리 안쪽에 약간 깊은 상처를 입었다.
싸움이 끝난후 태풍이는 곧바로 진군이의 부상을 알아차렸는지 계속 공격해왔고 진군이는 패잔병처럼 숨기 바빴다.
진군이는 그후로 일주일동안 싸움은 이겼지만 결국은 서열싸움에서 밀려난 것처럼 태풍이 주위를 슬슬 피하면서 태풍이 눈치를 보는데, 참으로 보기 안쓰러웠다.
꼬맹이도 진군이가 태풍이 눈치봐서 너무 속상하다고 태풍이 밉다고...ㅠㅠ
진군이는 하루동안은 뒷다리 한쪽을 땅에 딛지 못해서, 다음날 아침까지 그러면 병원을 가려던 참이었는데
다행히 뼈가 다친건 아니고 상처때문에 매우 아팠었나 보다. 아니면 상처때문이 아니라 싸우다가 삐끗했을수도...
다음날부터 땅을 딛기는 하는데 약간 절었다.
진군이가 그리도 좋아하는 쩜프쩜프도 하지 않았다.
진군이의 쩜프를 본것은 그로부터 일주일 후였다.
신랑은 부상선수 보호차원에서 태풍이는 목줄을 묶어놓고 진군이는 우리 안에 목줄없이 자유롭게 두었다.
그 상태에서도 태풍이는 별로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하며 자신이 벌받고 있다는걸 모르는 눈치다.
이번 싸움도 역시 진군이의 승리고, 이번엔 태풍이만 부상을 입었다.
양쪽귀에 상처가 여기저기있고, 눈두덩 위를 심하게 물려서 많이 부었다.
볼때기도 심하게 물려서 상처가 났더니만 볼때기가 팅팅 부어서 볼때기가 하나더 생겼다.
진군이가 의외로 이빨이, 특히 송곳니가 매우 커서 물린 이빨자국도 완전히 큰빵구.
많이 아플것 같은데 태풍이는 좀 무딘가? 곰팅이... 아무렇지도 않게 있다.
태풍이녀석 인상이 거의 '동네 노는형'이다.
형님 또 어디서 한판 붙고 오셨구만요!
인상은 눈팅이 밤팅이 되서 돌아온 동네 노는형인데,
몰골은 유기견코스프레중이다.
오빠는 저녀석들 목줄마저 없으면 유기견으로 신고들어갈 판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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