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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개 "진군" 2013.01.20일생

진군이 목욕하기

오랜 장마동안 진군이가 비맞고 마르기를 반복해서 그런지 개냄새가 완전 심해져서 따뜻한 날을 골라 목욕을 시켰다.

목욕하는걸 매우 싫어하는 진군이는 그래도 물을 뿌리면 바로 얼음이 된다.

그래서 목욕시키기가 어렵진 않은데 한번 목욕하고 나면 한달이상 수돗가 근처도 안가려 한다.

오늘은 조카들이 같이 목욕시키기에 동참했다. 덩치가 커지니 혼자서 씻기기는 힘들다.

 

목욕끝나고 털을 말리려고 산책갔다가 목줄이 헐거워 진군이가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녀석이 앞뒤 안보고 차도록 냅다 달려가더니 길건너 누리홀 잔디밭에서 가서 응가를 하고 있었다.

달려오는 차들도 놀라고 나도 놀라고 가족들 모두 놀라서 진군이 포획작전을 벌여야 했다.

목줄이 없는 진군이를 여러번 잡았지만 딱히 붙잡을 데가 없어서 번번이 놓쳤다.

이번엔 진짜 진군이를 잃는줄 알고 심장이 벌렁거리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순간순간 아찔한 상상들로 얼마나 놀랐는지 진군이 잡아놓고 코를 열번도 더 때린것 같다.

오후동안은 내가 손만 내밀어도 때리는줄 알고 움츠려서 또 맘이 짠했다.

밥을 주러 가도 내가 손만 내밀면 움츠렸다.

"안때려 안때려!" 밥주면서 내가 하는 소리를 듣고 오히려 가족들은 배꼽잡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