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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미리는 오늘

집에서 콩나물 키우기-이보다 쉬울순 없다.

콩나물 한번 키워먹어보겠다고 몇번을 시도했는지 모른다.

어떤이들이 검은 봉달이 씌워서 양파망에 키웠다고도 하고 PET병에 키웠다고도 블로그나 카페에 올린글들을 볼때마다 늘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따라해보기도 했지만 한번도 제대로 성공한 적이 없다.

뭐 어설프게 키워지긴 키워져서 아쉬운대로 국을 끓여먹은 적도 있긴 하지만 성공이라고 하기에는 좀 억지스러웠다.

내 블로그에도 전에 콩나물 키우기에 도전했던 글이 올려져있고, 그때 다신 도전하지 않기로 작정했었다.

그래도 한가지 아직 도전해 보고 싶었던 것은 제대로된 콩나물콩으로 해보지 않았다는 사실때문에 콩나물 콩을 구하려고 종묘상에도 가보고 시골 장날도 가보고 시어머니 통해서 지인들께 얻어달라고도 했었는데 결국 구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인터넷으로 콩나물콩 씨앗을 사보려고 검색하던중 '우리콩나물살리기운동본부'라는 곳을 알게 되어 밭에 콩나물콩을 키워볼려고 오리알태 3kg을 주문했다. 

 

운동본부의 취지도 좋았고 장삿속으로 하는것 같지는 않다는 느낌을 받아서 판매하고 있는 콩나물 재배기까지 구매를 하게 되었다. 그 전에 콩나물 재배기를 사려고 하니 매우 싼 제품도 있긴 한데 6-7만원 정도는 줘야 될듯 했었다. 여기서는 41,000원에 재배기를 팔고 있었는데, 뭐 그다지 열성적으로 홍보하는 느낌도 없긴한데 뭔가 좀 될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암튼 비싸지않았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도전해 보자는 심정으로 콩과함께 재배기를 구입하게 되었다.

거기서는 콩을 6시간불리라고 했는데 그거 시간을 맞춰서 하기도 그렇고 오후에 불려놓은걸 다음날 아침에 밭에 일부를 심고 남은 콩을 재배기에 넣고 4일째 되는날 재배기를 열어보니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썩은 콩이 하나도 없이 100%콩이 발아됐고 크기도 알맞게 잘 컸다.

"아, 이제 나는 다시는 콩나물때문에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너무 감격스러웠다.

용미리로 이사온지 두달째 되어가는 동안 한번도 콩나물을 먹지 못했다.

콩나물 하나 사러 차를 끌고 4km를 가야 한다는 점때문에 그냥 있는 재료들로만 늘 음식을 해먹었다.

 

뭣모르고 너무 많은 양의 콩을 발아시켜서 한번에 넣고 끓일 냄비가 없어 마당에 걸은 양은 솥에 불을 때서 콩나물을 삶았다. 

너무 예쁘게 자란 콩나물이 신기하기도 하고 맛있어 보여서 생으로 콩나물 하나를 먹어봤다.

생땅콩 맛이 났다. 신기해서 같이 있던 사람들에게도 하나씩 다 먹여봤다. 놀러온 초등학생 조카도 하나 먹어보더니 땅콩맛이라며 재밌어 했다.

밭에 심어놓은 콩도 4일만에 모두 싹이 트고 잎이 자랐다. 역시 발아율이 좋다.

시어머니도 가을에 수확하면 씨하신다고 콩을 가져오라고 하셨다.

이번엔 시험삼아 콩을 심어봐서 올가을 수확양을 보고 내년엔 일년치 콩나물을 넉넉히 먹을수 있게 콩을 심어야겠다.

지금도 더 심어보고 싶은데 이제 장마가 시작되고 산비둘기들이 너무 극성이라 더는 못심고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과연 파주에서도 이 콩이 잘 자랄까?

어머니 말씀으론 콩나물 콩은 서리를 맞으면 안되니까 추석지나고 콩이 볼록볼록해지면 잎을 모두 따서 그대로 말려야 한다고 하신다.

 

재배기 안에 들어있던 사용설명서.

홈페이지에서는 원형은 없고 네모형만 판매하고 있었다.

설명서처럼 불린콩을 1분간 안치고 4일동안 물도 주지않고 그냥 기다리기만 하면 콩나물을 먹을 수 있다. 

정말 이보다 더 쉬울순 없다.

앞서 블로그에 두부만들기를 올릴때도 그랬지만 우리가 자주먹는 두부며 콩나물이 시중에서 어떻게 그렇게 싸게 구입할수 있는 것인지 의아해서 믿고 먹기가 무섭다.

용미리로 오고나서 두부는 여러번 만들어 먹었고 이제 콩나물도 자주 키워먹을 수 있겠다.

이번주는 밭에 아욱이며 근대가 너무 많이 자라서 된장국을 많이 먹느라고 콩나물국은 끓여먹지 못하고 콩나물무침으로 맛있게 먹었다.

 

 

순서대로 맨밑에 물받이통이 있고 그위에 시루를 얹는데 시루에 끼워진 흰색 심지가 아래 물받이 통의 물을 흡수해 시루안의 습도를 조절하는 방식이고, 콩을 안치고 그위에 젖은 면포와 젖은 스펀지까지 얹으니 따로 물을 주지 않아도 습도조절이 이루어지는것 같다. 가운데 검은 동그라미가 자석인데 정확히 자석이 어떤 기능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는데 뚜껑이 자석의 힘으로 젖은 스펀지를 눌러주고 있다가 자라는 콩나물의 힘에 의해 점점 위로 올라온다. 이 자석판의 원리로 성장를 촉진한다고 하는데 왜 그런지는 설명이 없다.

설명서에 뚜껑위에 2kg정도 무게의 물건을 올려 놓으라고 되어 있었는데 깜빡하고 그냥뒀었다. 다음에 키울때 한번 올려 놓아보고 어떤 차이가 있을까 알아봐야 겠다. 생각으론 별차이 없지 않을까 싶은데...

주변 분들에게 정말 널리 알리고 싶은 제품이다.

나는 이제 콩을 재배해서 콩나물을 먹겠지만 일반사람들은 콩을 사서 키워먹어야 하는데 콩값을 계산해 보니 한끼에 2000원정도 들어갈것 같다. 믿을수 있는 콩나물을 먹는데 결코 비싸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엔 지금까지 실패했던 콩들과 이번에 구입한 오리알태를 가지고 재배기에서 키워보기로 했다.

오리알태, 메주콩, 검은콩을 하룻밤 물에 불렸다.

왼쪽부터 오리알태, 두부콩, 검은콩을 차례로 시루에 안쳤다. 

5일후 콩나물의 발육상태

원래 4일만 키워야 하는데 4일째 되는날이 제사라 지방에 다녀오느라 5일째 확인했다.

역시 콩이 문제였다.

두부콩이나 검은콩으로 콩나물을 키우는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올봄에 구매한 오리알태를 밭에 심어 콩을 재배해서 수확을 했다.

농사는 그리 잘되지 않았지만 1년간 먹을 콩나물 걱정은 안해도 될정도다.

지난번에 오리알태를 고전적인 방법으로 키워보지 않았었기 때문에 이번에 수확기념으로 한번 키워봤다.

콩을 불려 일부는 콩나물재배기에서 일부는 물을 주어가며 시루에서 키웠다.

결과는 왼쪽은 시루에서 물을 줘가면 키운것이고 오른쪽이 콩나물재배기에서 키운것이다.

콩나물재배기가 워낙씸플하게 생겨서 어떤 특허가 있다는 것인가 좀 의아해 했었는데 뭔가 있긴있다.

이로써 콩나물실험은 이제 그만할란다.

그냥 "콩나물콩은 오리알태, 콩나물키우기는 콩나물재배기에서"로 딱 정한다!

그런데 내년 봄에는 시어머니가 약콩씨를 주신다는데...

약콩이 콩나물 키우면 좋다고 하시면서...

사실 올해 검은콩을 키워보겠다고 하다가 완전 낭패를 봤었다.

어머니 말씀이 약콩은 검은콩이면서 약이되는 콩이라 약콩이고 콩나물도 키워먹을수있고 재배도 쉽다고 하신다.

아마도 내년 가을쯤에 다시 약콩 콩나물 키우기에 도전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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