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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개 "진군" 2013.01.20일생

진도개 "진군"이

이녀석 이름이 "진군"입니다.

데려오기 전부터 '진돌'이라고 부르다가 잠시 '승기'로 부르기로 했었다.

'슬기'동생 '승기'

괜찮은것 같았는데 남편이 자꾸 '진돌'이라고 부르고 '승기'라는 이름이 입에 안붙는 다고 해서 다시 이름을 고민하다가

'진돌'이는 너무 이름이 가볍고 이름을 통해 진돗개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이름이 좋을것 같다는 점에 착안해서 젊은 남자를 부를때 쓰는 호칭'군'을 생각했는데 이 '진군'이란 것이 중의적이라 매우 맘에 든다.

 

첫날은 안방화장실에 두고 자려 했는데 너무 심하게 낑낑거려서 밤잠을 설치게 만들고 결국 옥상에서 잠을 잤다.

아직은 밤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니 걱정이 되서 한숨 못잤다.

다음날 내 조끼를 입혀줬더니 한시간도 안되서 벗어버리고 추위에 그냥 뒹굴어 다닌다.

날씨가 조금 풀려서 다행이다.

원래는 한달 후에 데려 오려고 했었는데 갑자기 데리고 왔다.

제재소에 다락방에 깔 널판지 상의 하러 갔다가 제재소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빨리 데려 오라 하셔서 갑자기 데려왔다.

1월20일생인데 2달이 넘으면 안된다고 하셨다.

제재소에 7살짜리 진돗개가 있는데 매우 잘생긴 녀석이다.

아주머니 아저씨가 참 잘키우신듯하다.

두분께 한시간동안 진돗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빨리 데려오라는 말씀에 남편이 데려오자면서 바로 데려왔다.

진돗개를 분양해 주신 아저씨는 생후 3개월까진 괜찮다고 하시는데...

집에 데려와서 보니 이녀석이 덩치만 크지 완전 애기다.

아무것도 모르는 천진난만 개구장이.

아무나 사람이 나타나면 무조건 좋아 죽는다.

이래가지고서야 주인을 알아보기나 할런지 모르겠다.

 

 

집에와서 처음으로 목욕을 시켰다.

쉽지가 않다.

분양해주신 아저씨가 목욕을 시켜주신다는걸 그냥 얼굴만 보고 갈테니 궂이 그러실 필요 없다고 했다가 갑자기 데려오는 바람에 꼬질꼬질했다. 강아지를 앉고 차를 타고 오는데 개냄새땜에 ㅋㅋㅋㅋ

차에 타니 애기가 겁이 나는지 멀미가 나는지 사시나무처럼 떨기만 하고 꼼짝을 못했다.

자꾸 하품을 하는데 그냥 하는 하픔이 아니고 뭔가 많이 불편한 듯한 하품이라고 느껴졌다.

속이 울렁거려서 그런건지 어쩐지...

집에 와서도 낯설어서 그런지 먹이도 안먹고 물도 안마셨다.

그릇에 준 음식은 안먹고 땅에 떨어진 사료를 주워먹는 것이 아무래도 낯선 그릇때문인 듯했다.

3일째 되서야 밥그릇에 있는 사료를 먹기 시작했다.

자주 물그릇을 헹구어 새물을 담아주었다.

 

옥사에서 살고있는 진군이는 자기 집에서 가장 먼곳을 골라 배변을 했다.

우리집 건물이 빌라라서 중간에 계단이 있는데

우리집쪽 옥상에서 생활하면서 배변을 옆집 옥상에다 한다.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하는 모습이 귀엽다.

 

하도 천방지축이라 어떻게 목욕을 시켜야 할지 좀 걱정이 됐었는데

목욕탕에 들어가는 순간 완전 긴장해서 꼼짝을 하지 않았다.

샤워기로 물을 뿌려도 꼼짝않고 가만히 서서 떨기만 했다.

덕분에 힘들지 않게 씻기고 집안에서 한시간정도 털을 말리고 다시 옥상으로 올라갔다.

집을 더 좋아할줄 알았는데 진군이는 옥상으로 가고 싶어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실외에서 사라는 진도개는 궂이 목욜을 시키도 않아도 된다고 한다.

좁은 목욕탕에서 씻기느라고 힘뺄 이유가 없었던 것같다.

이사가면 여름에 더울때 마당 수돗가에서 한번씩 씻겨주면 될 듯하다.

 

 

 

 

 

진군이 아빠

 

진군이 엄마

 

처음 강아지를 데리러 옥상에 올라갔을때 진군이는 낯선 나에게도 경계하지 않았다.

원래 사람을 무척 좋아하나보다.

그집은 암컷을 두마리 키우고 있었다. 두 암컷이 모두 자기 새끼인양 진군이랑 놀아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있다.

진군이 아빠는 내가 자기 새끼를 데리러 오는것을 아는지 심하게 짖어대며 경계를 했다.

그렇다면 어미들도 알텐데... 상대적으로 매우 얌전한 아이들이었다.

모든게 일사천리로 부모와 작별인사도 없이 갑자기 이렇게 데려와도 되는것인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